본문 바로가기

Book

[책] 다산의 마지막 질문 by 조윤제

[책] 다산의 마지막 질문 by 조윤제


 

다산의 마지막 질문


이 책은 조선시대 실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의 시선으로 논어를 해석한 책입니다.


논어는 주자를 포함해서 몇몇 학자의 해석이 많이 알려졌는데요. 다산은 해박한 지식을 활용하여 잘못된 해석에 대해서 비판하며 논어를 재해석합니다.


그 시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논어의 뜻을 짐작하기 힘든데, 다산의 해설과 저자의 자세한 설명이 공자가 전하고자 하는 논어의 속뜻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진정한 공부는 사람됨이 먼저로 분노를 옮기지 않는 불천노, 감정을 다스리는 불이과, 허물을 고치는데 망설이지 않는 성찰이 필요하다.p117



모든 말, 그리고 행동 사이에도 더욱 이러한 근심이 있으니, 마땅히 거듭 생각하고 살펴서 이런 병통을 없애기에 힘써야 한다. 그래서 만일 그 잘못을 깨달으면 즉시 생각을 고쳐 선을 좇아야만 소인배가 되지 않을 수 있다.p145



공자의 철학과 학문의 정수인 논어에서의 공자의 뜻과 다산의 해설 속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바로 '나'인데요.


이 책에서도 반복해서 '나'가 주체가 되어 생각하고 성찰하는 삶에 대해 언급됩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여유를 갖고 나를 한번 돌아보라는 다산의 간절한 권유가 들어 있는 거 같습니다.





다산의 마지막 질문

 

한 분야에 깊은 전문성을 갖췄다면 폭넓은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창의성은 전문성과 폭넓은 지식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불꽃이 튄다.p189




실학자인 다산은 기중기의 원리를 발견하여 수원성을 완성한 인물로 몸소 직접 실천하여 폭넓은 지식을 통해 창의성을 발휘한 위인입니다.


창의성을 요구하고 꼭 필요한 시대이지만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식을 쌓아야지만 비로소 창의성을 이룰수 있다고 조언해 줍니다.



개인의 수양이 천하를 다스리는 근본이 되기에, 이를 위해 지혜와 인자함 그리고 용기의 덕목을 수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좋은 세상이란 사람에 달려 있고, 그 시작은 개인, 바로 나 자신이다. p203



자신의 삶에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진정한 가치가 권력이나 부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p204




다산은 사람됨의 공부를 강조하며 그 시작은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공부가 근간이 된다면 주관이 뚜렷하여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고 열린 마음으로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함도 갖출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중용은 올바르지 않은 도리에 대한 저항, 정해진 이치가 아닌 것에 대한 거부의 의미이다.p222




논어에서 강조되는 항목 중 하나인 중용에 대해서 다산은 중간의 도를 지키는 의미를 넘어 올바르지 않은 도리와 그것에 대한 거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을 가르치는 일도 단순히 예의를 지켜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계몽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설 수 있고 자신을 지킬 힘을 기르켜, 자존감을 잃지 않는 법을 알려주고자 했다. p261



공자와 같이 다산도 교육에 차등을 주지 않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제자로 받아들였는데요.

시대상 신분제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혁신적이며, 이런 생각들 덕분에 백성을 단지 순응하기 위해 가르치는 것이 아닌 백성이 자립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었다는 점에 존경스럽습니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같지 않고, 소인은 같음을 추구하고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화합한다는 것이지, 무조건 다른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분위기에 휩쓸려간다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개성을 존중하는 만큼 나의 개성도 뚜렷하게 지켜나가면서 각자의 개성을 조화롭게 합칠 수 있어야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p281




위 구절은 아부하며 군주의 말에 동조하는 신하와 이를 보지 못하고 기뻐하는 군주에 대해 비판하며 관계 속에서 중요한 것은 조화라고 강조합니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며 상대방과의 조화가 아닌 같음을 어필하며 아부하는 행동이나, 조화보단 자신의 이야기에 동조하길 요구하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요.


우리 모두는 소인이 아닌 군자가 되어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줘야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아랫사람의 개성이 묵사발되는..슬픈 현실만이 있습니다.



삶의 가치는 현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처하든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중요하다.p290




이전 이소은님 책에서 '나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사람이므로 이런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건 근시안적이고 고정관념이다'라는 말이 와닿았었는데요.

다산도 역시 현재가 아닌 나아가는 방향을 강조합니다. 노력하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스스로 성장하고 변화하는 삶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사물을 훤휘 꿰뚫어 보는 능력이라고 정의되는 통찰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볼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순수한 사람의 마음이나 어떤 상황을 읽을 수 있으면 그것이 곧 통찰력이다. 사람에 대해 깊은 이해를 키우고 세심한 관찰력을 키운다면 얻을 수 있다. 그 힘은 인문고전, 즉 사람에 대한 학문을 공부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p294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모든 학문의 근본인 인문학을 깊이 이해했기에 통찰력을 갖고 그 영향력을 널리 끼치는 거 같습니다.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기도 벅찬 평범한 사람으로서 겉핥기식의 지식이 아닌 본질을 이해하고 사람에 대한 학문인 인문고전을 공부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사업, 투자, 직장 생황 등 모든 것의 시작은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찰력에서 출발하는 거 같습니다. 누가 더 사람을 잘 이해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겠지요.





마지막으로 다산이 제자 윤혜관에게 '논어만은 평생을 두고 거듭 읽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고 논어를 통해 겸손함과 끊임없는 배움의 노력을 행했던 위인들이 있었기에, 계속해서 논어의 가치가 빛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위인들이 읽었던 책을 내가 지금 읽고 읽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읽는 행위만이 아닌 논어의 가치를 내 삶에 적용시키는 실천의 중요함을 느끼네요.



이전에 읽은 '이한우의 지인지감'이란 논어에 관한 책은 사람과 중용에 대한 핵심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이번 '다산의 마지막 질문'은 다산의 생각이 첨가되어 논어의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사람 혹은 논어에 대해 쉽게 접하고, 인문학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