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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책]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by 신고은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by 신고은


안녕하세요. 로즈밀크입니다:)

도서관 신간 서가 중, 최근 이슈화 되었던 가스라이팅에 대한 책이 있어서 읽어 보았습니다.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신고은


드라마나 티비 속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외에도 우리가 무의식 중에 겪었던 일들도 가스라이팅이라는 사실에 새삼 놀랐습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1994년 '가스등'이라는 영화에서 착안되었다고 하네요. 가스로 집 안의 가스등을 연결했기 때문에 한쪽 방 가스등을 사용하면 다른쪽 방의 가스등이 희미해졌다고 합니다.


영화 내용은 집 안에 홀로 남겨져 있는데도 가스등이 희미해지고 다락방에서 발소리가 들리게 상황을 조작하며 주인공에게 가스라이팅을 가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가스라이팅 소재의 책, 드마라와 영화를 통해 연인, 직장, 가족 관계 등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소개해줍니다.


가스라이팅 관련 도서

가스라이팅이란?

한 사람이 자신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상황을 조작하고 누군가의 마음을 교묘히 조종하고, 그 상대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문제의 책임을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느 관계에서나 갈등이 일어나게 마련인데요.
저자는 이런 갈등에서 판단하지 않고 무턱대고 따라 가다 보면 잘못된 길을 걷게 된다고 합니다.


가족 내에서도 무심코 내뱉는 말이 개인의 정체성을 희생시켜 공동체를 위해 살아가도록 하는데, 이는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두고 있어서 어떤 관계보다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는 도리, 효, 공동체라는 그럴싸한 명목으로 대리 효도를 강요하고 희생을 당연하게 요구합니다. 가장의 책임을 내세우며 돈 버는 기계로 전락시키고, 며느리의 도리를 강요하며 얼굴도 모르는 이의 제사상을 차리게 합니다...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자기를 부정하게 만들도록 가스라이팅을 시도합니다.
p57


가족 관계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통념으로 이루어진 역할을 강요하기 보다 이 시대에 맞게 역할을 바꿔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모이고 싶은 분위기와 환경을 만든다면 오지 말라고 해도 모일텐데 말입니다.


관계 안에서 불행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무기력감이 느껴진다면, 자꾸 죄책감이 자꾸 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횟수가 많아진다면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p78



'내가 수동적이 되어가고, 끌려가는 느낌이 들고 판단할 필요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왜 상대방은 저렇게 적극적이고 활발할까?'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음..가스라이팅을 당했던 거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이 불편하고 죄책감이 든다면, 그 관계를 꼭 되돌아 봐야겠습니다.


자기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것입니다. p84



내가 죄책감이 드는 상태라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스스로 주체적으로 상황을 분석할 수 있다면 조종당하지 않겠죠. 그래서 가스라이터는 이성보다 감정을 자극하며 당당하고 뻔뻔한 태도로 일관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가스라이터의 목표물이 되는 성격, 고정관념, 설득 당하는 법 등을 통해 설명해줍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도덕, 이상, 완전함을 추구하는 초자아에 마음을 지배당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보입니다....하지만 만만한 사람, 이용하기 쉬운 사람,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우스운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나의 호의는 상대의 권리가 되고 희생은 당연한 서비스가 됩니다. p158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가스라이터에게 악용되는 순간입니다.

누군가의 호의가 상대의 권리가 되는 건 순식간에 무의식 중에 일어납니다.

비록 힘들지만 죄책감을 느끼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했던 행동에 나쁜사람으로 보이는 게 싫어서 상황을 바꾸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고정관념은 개인의 능력을 무참히 짓밟고도 그게 진실인 것처럼 포장하는 힘을 갖고 있어 사람의 마음을 보이지 않게 흔들고 자기답지 않은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p176

저자는 고정관념 위협을 고정관념의 대상이 되어 불안을 느껴, 자기도 모르게 고정관념과 유사한 방향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스스로도 생각하고 의식해왔던 고정관념이라 부당한 일이라도 쉽게 말하기 힘든 상황이 되는 거 같습니다.

이럴때 일 수록 저자는 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나의 기대대로 변한다는 믿음을 가지라고 합니다.


설득을 당할 때 우리는 첫번째 경로인 '중심 경로'로 메시지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과 두 번째 경로인 '주변 경로'는 감정을 따르는 경로로 메시지 내용보다는 부수적인 것에 더 관심을 기울이며, 외모, 옷차림, 말투, 분위기, 현재 기분 같은 것으로 설득당할지 말지 결정한다.p210



마지막으로 설득을 당하는 방식으로 중심경로는 머리를 써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므로, 보통 사람들은 중요한 경우가 아니면 주변 경로를 통해 설득당한다고 합니다.

가스라이터는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강압적인 말투와 분위기를 만들어 가스라이티를 움직입니다.
이에 맞서 부당한 상황이라면 메시지의 본질을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가스라이터에서 벗어나는 사례로 '로스쿨'이란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법전에 다니는 학생이 수업시간엔 똑똑하게 변론도 잘 하고 억울한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하지만, 정작 본인은 남친으로 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합니다.
억울하게 남자친구가 넘어지면서 하반신 마비가 오며, 재판을 받게 되는 데요.


벽에 붙은 파리가 되었다는 상상을 하면 심리적으로 거리를 둘 수 있습니다. 내 일을 남 일처럼 보게 됩니다. 감정이 앞서지 않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이성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p219


'나'가 아닌, 조모양으로 변론을 하면서 이성을 찾은 드라마 속 주인공 처럼, 물론 비극적인 상황에서 쉽진 않지만 남 일처럼 보며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겠네요.


또 한가지의 가스라이터의 목표가 되는 사람으로는 경계선을 모호하게 설정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굿바이 가스라이팅


경계선을 모호하게 설정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공감합니다. 그 사람이 처한 삶을 나의 삶처럼 여기고, 상대의 고통에 자기가 더 아파합니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도 그 기준을 상대에 두고 상대가 내 삶에 스며드는 것을 허용합니다. 무리한 요구에도 거절을 어려워하고, 거절하는 순간 오히려 죄책감을 느끼지요. p228



모호한 경계선으로 가족 관계내에서도 너 아니면 안 된다는 책임감과 하지 않았을 때 죄책감을 동시에 주는 수동적 협박이라고 합니다.


거절은 나쁜게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절을 하는 나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가스라이터는 이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지요.p235



모든 부탁이 옳지 않은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다면 내 안의 목소리를 잘 듣고 거절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겠죠.

저도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이런 경험이 꽤 있는데요.
어느 순간 내몸이 망가지고 내가 아파 죽으면 그 어떤 것도 무의미하단 생각에 내가 할 수 없고 부당한 거는 거절하게 됩니다.

가스라이팅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서 당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지만, 우선 나를 잘 알고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게 가장 중요한 거 같습니다.

내가 아프면 댁들이 나 간호해 줄꺼?!란 마음으로요.
거절을 잘 못해서 속 앓이 하시는 분들께도 추천드리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