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인간 실격 by 다자이 오사무

안녕하세요. 로즈밀크입니다:)

 



일정때문에 이동 중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동네 지하철 스마트 도서관을 이용해서 인간 실격이란 책을 빌려 보았습니다.

인간 실격 by 다장 오사무


12월 6일부터 공공 도서관에도 방역 패스가 의무화되고 있어서 백신을 못 맞으신 분이라면 지하철역에 설치되어 있는 스마트 도서관을 이용하시면 유용할 거 같아요.

인간 실격은 제목에서 풍기는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계속 미루다 이제야 읽게 되었네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처음엔 단지 주인공인 요조의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는데 그쳤다면 두번째는 요조가 처한 세상과 현실이 문득 내가 겪는 세상과 오버랩되면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는 호리키나 넙치와 같이 허영과 타산이 가득한 이기적인 사람들의 잘 사는 삶과 대비하여 주인공인 요조와 더 순진한 요시코는 이런 세상에서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모순을 보여주는 거 같았습니다.

직장 생활에서 특히 '세상'을 더 가까이서 보게 되는데, 이전에 제가 정의 내리지 못했던 현상들을 인간 실격을 통해 볼 수 있었네요.

요조의 익살스러운 면과 내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공감되었지만 자살, 당시에 자살에 대한 일본의 인식이 달랐다고 하나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도 아쉬웠던 부분이었네요.



저는 인간의 얼굴에서 사자보다도, 악어보다도, 용보다도 더 끔찍한 본성을 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평상시에는 본성을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꼬리로 배에 앉은 쇠등에를 탁 쳐서 죽이듯이, 갑자기 무시무시한 정체를 노여움이라는 형태로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이 본성 또한 인간이 되는 데 필요한 자격 중 하나 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저 자신에 대한 절망감에 휩싸이곤 했습니다.p19

아버지한테 호소해도, 순경한테 호소해도,정부에 호소해도 결국은 처세술에 능한 사람들의 논리에 져버리는 게 고작 아닐까.p25

서로 속이면서, 게다가 이상하게도 전혀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정말이지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이 인간의 삶에는 충만한 것으로 느껴집니다.p27

호리키는 그날 도회지 사람으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타산적인 약삭빠름입니다.p83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말투에는 이처럼 까다롭고 어딘지 애매모호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미묘한 복잡함이 있어서, 거의 무익하게 생각되는 이런 엄중한 경계와 무수한 성가신 술책에 저는 언제나 당혹하고..p78
안팎 구별없이 그저 끊임없이 인간의 삶에서 도망쳐 다니는 바보 멍청이인 저 혼자만이 완전히 뒤에 처져 호리키한테조차 저버려진 것 같은 느낌에 당황했다.p85

 

인간은 서로를 전혀 모릅니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으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라고 평생 맏고 지내다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상대방이 죽으면 울면서 조사 따위를 읽는 건 아닐까요. p92

 

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하는 생각 비슷한 것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p93

 

세상이란 개인과 개인 간의 투쟁이고, 일시적인 투쟁이며 그때만 이기면 된다.
노력의 목표는 언제나 개인.개인을 넘어 또 다시 개인. 세상의 난해함은 개인의 난해함. 대양은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다, 라며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의 환영에 겁먹는 데서 다소 해방되어 예전만큼..p97

과학적 사실이라 배우고 진짜 현실을 받아들여서 두려워하던 어제까지의 저 자신이 애처로워서 웃고 싶어졌을 만큼 저도 세상이라고 하는 것의 실체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p99

권하는데 거절하면 상대방 마음에도 제 마음에도 영원히 치유할 길 없는 생생한 금이 갈 것 같은 공포에 위협당하고 있었던 겁니다.p130

 



사회생활을 하면서 세상의 잔혹함과 인간의 타산적인 면모를 보게 되면서 내가 콕 집어내지 못한 점을 다자이 오사무를 통해 좀 더 명확히 보게되는 거 같아요.

그들보다 나약한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네요.

직장 생활, 인간관계로 힘드신 분들께 강추합니다.
소설, 에세이보다 고전 문학에서 느끼고 배울 수 있는게 참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