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by 니나 리케

 

 

안녕하세요:)
도서관에 신간 소설이 도착해있길래 가볍게 읽으려고 빌려보았습니다.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제목 그대로 중년의 여의사인 엘렌은 페이스북 사용의 무지로 결혼 전 사귀었던 옛 애인인 비에른과 연락을 하게 되고, 그러다 만남을 갖게 되며, 바람까지 피게 되는 내용입니다.

비엔른에게 보낼 메시지를 남편 악셀에게 잘못 보내서 결국 남편에게 들키게 되고 진료실에서 생활하게 되는데요.

진료실에 있는 해골모형의 '토레'와의 대화는 마치 상황을 합리화하는 엘렌,자신과 잘못됨을 탓하는 또 다른 자아를 보는 듯 했습니다.

진료를 위해 찾아오는 다양한 환자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갈등과 고통을 보여주며, 엘렌은 경험을 통해 환자가 원하는 건 치료가 아닌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는걸 깨닫습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결혼생활에 엘렌은 악셀을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하지만 오직 스키에만 관심이 있는 남편을 엘렌은 술과 드라마로 시간을 보내며 서운함을 애써 외면하려고 했는지도 모르네요.

어찌보면 불륜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엘렌 그러면 안돼...하면서 뭔가 안쓰러움이 느껴집니다.

온갖 고통을 토로하는 환자들과 하루종일 마주하지만 일상에서 찾는 행복이라곤 없는 외로움이 느껴졌네요.

아무리 그래도 불륜은 제 상식선에선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왜 책 내용에는 옆집 아저씨도 불륜을 저지르고 주인공도 저지르고....
이건 노르웨이와의 문화적 차이인가요?!

새로운 사실로는 노르웨이도 군복무제가 있다네요.
신기합니다.

소설 초반부에는 번역이 다소 어색해서 글이 안 읽혀져서 포기할 뻔 했으나 불륜이 시작되는 부분인 중반부터는 잘 읽혀졌네요.

베스트 셀러까지는 모르겠는, 지극히 주관적인 독서기록이었습니다.


<바람난 의사와 이웃들 중>

 

이처럼 극심한 간극이 또 어디 있을까.
내가 바라보는 나와 타인에게 비치는 나 사이의 틈은 대체 왜 이리도 넓고 깊은 것일까? p38
언제나 내가 다시 연락을 취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곤했다.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나일 뿐 아니라, 당사자들은 대답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내가 했다고 믿은 것, 그러니까 아는 사람을 소홀히 하고 무시한 것은 사실 다른 이들이 나에게 한 짓이었다. p88
인생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규칙이 적힌 안내서를 나만 못 받은 것은 아닌지, 거의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까닭에 공통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아닌 것 같다. p94
인간은 일말의 허영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도와주려는 욕구 안에 숨어 있는 허영을, 인간은 허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한다. 허영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러나 허영은 숨는 데 매우 노련하다. p111
불안과 노이로제는 예외나 질병이 아닌 본래의 상태다. 만약 인간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는 능력을 타고났다면, 우리 조상들은 훨씬 전에 잡아먹혀 멸절되었을 테니까.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끝없는 노이로제 환자들 때문이다. p200
우리는 디테일에 좌우된다. 현미경으로 보이는 작디작은 디테일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법이다. p287
아무런 질문도, 아무런 참견도 없이. 나는 그녀의 침묵이 고마워서 다시 울부짖을 뻔했다. 이런 식의 온정을 받기란 얼마나 드문 일인가. 또 수다는 도처에 얼마나 많이 널려 있던가. p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