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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재능의 불시착 by 박소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울고 웃으며 너무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재능의 불시착은 직장인 공감 하이퍼리얼리즘 소설로써 회사형 인간이었던 저자가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여덟편의 이야기로 꾸려나가는 내용입니다.

 

재능의 불시착 by 박소연


직장인인 만큼 물개박수 치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워킹맘으로써 눈물 그렁그렁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라이 같은 상사나 선배 이야기, 무능한 직장 동료이야기, 업무 외적으로 사생활을 침범하며 선을 넘는 이야기등..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단연 직장내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아이를 키우는 워킹만의 현실에 대한 내용이 너무 공감됐습니다.

어딜가나 아랫사람은 설움을 당해야하고 부당한 일에 대해 항의하지도 못하는 현실을 잘 꼬집어 주어서 속이 시원했습니다.

전 중간급의 연차가 됐지만 최근에 후배들이 생기면서 참 좋은 시기에 책을 접하게 된 거 같습니다.
내가 후배들을 담백한 타인으로서 괜찮게 대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네요.

책 내용 중, 팀장이 찢은 사직서를 다음엔 코팅한 사직서로 내라는 선배의 통쾌한 제안이 기억에 남네요.

회사 다닐 때나 상사고 선배지, 그만두면 아무 관계도 아닐 사람들끼리 진즉 기본 매너는 지키고 살면 좀 좋아요? 지금 여기에 다니고 있으니까 껌뻑 죽는 척 해주는 거지, 나가면 알게 뭐예요? 말도 제대로 안 섞어줄 동네 아저씨고 모르는 아줌마지. p26

 

뭔가 다들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퇴사는 대단한 각서를 쓰고 허락을 받아야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적법한 시간과 절차에 맞춰 의사를 표현하면 성립되는 겁니다. p35

 

재능의 불시착 

 

일 년 장기 육아 휴직을 받은 남자가 설레하며 장밋빛 육아 휴가를 보내려했으나 육아의 쓴 맛을 경험하며 지난날을 반성하고 워킹맘인 부인의 고충과 힘든 현실을 이해해나가는 이야기도 공감이 갔습니다. 

 

특히 시어머니의 같은 결이지만 아들 입장에 따라 정확히 정반대로 바뀌는 불만에 워킹맘의 장벽은 외부에서만이 아닌 가정 내에서 더 크게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네요. 

 

아들을 위해 맞벌이는 해야 하는 아내, 전업주부였을 땐 남편의 밥을 챙겨야 하지만 남편과 역할이 바뀌어도 그런 전업주부인 남편의 밥을 챙겨야한다는 시어머니, 그래도 남편 스스로 깨달으며 아내를 이해하고 제 역할을 해나가는 모습에 가슴 따뜻했네요.

 

어쩌면 산후 우울증이라는 것도 빌어먹을 호르몬 탓이 아닐지도 모른다. 애를 낳고 몸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주 7일 18시간씩 일하면서 잠도, 식사도, 샤워도 제대로 못하면 누구나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지지 않을까. 인수인계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아이는 죽을 듯이 울고 있으면 말이다. p188

 

이 밖에도 보이지 않는 영웅들이라고 언성 히어로즈에 대한 내용들도 흥미로웠습니다 

직장인 혹은 워킹맘들이 읽으면 정말 공감가고 사이다 같은 이야기들이 있어 단편 드라마를 보는 듯합니다. 

 

가볍게 주말에 커피와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