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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책] 생각의 요새 by 고명섭

[책] 생각의 요새 by 고명섭


고명섭의 생각의 요새

철학, 역사, 인문, 과학서 101권의
요약집 "생각의 요새"

 

#신간 인문학 벽돌책 깨기

신간 인문서로 나온 생각의 사유란 책으로 이번달 벽돌책을 깨보았습니다.

사유의 미로를 통과하는 읽기의 모험이 부제인 만큼 다양한 철학자의 책을 통해서 여러방면으로 사유할 수 있는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벽돌책 생각의 요새


우선 541쪽에 달하는 텍스트를 읽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도전적입니다.

생각의 요새 독서법
관심있는 부분만 쏙쏙 골라 읽기


처음엔 두께에 압도되어 부담스럽지만, 관심있는 분야를 선택해 2-3페이지로 요약된 부분을 읽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당 책을 읽게 됩니다.

모든 책은 대부분 2-3페이지로 요약되어 있고, 500여페이지로 101권의 책을 읽는 가성비가 좋은 책입니다.

생각의 요새 목차


1장 사유의 숲길을 시작으로 생각의 요새, 사상의 기원, 회통에서 새벽까지, 마음과 우주 그리고 지혜의 시대를 끝으로 6장의 기나긴 사유의 여정이 마무리됩니다.

이 책을 시작하는 데 저자는 철학에 필요성을 절절히 느끼게 해줍니다.

철학하기란 참된 앎에 이르는 것

 

저자는 결핍이 없다면 철학하지 않을 것이고, 길을 뚫지 못한다면 지혜 곧 '진리에 대한 앎'에 다가가지 못할 것이라며, 철학하기란 굶주린 정신이 참된 앎에 이르려는 몸부림이라고 표현하며 철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 진리로 군림해 온 생각을 따르는게 아닌 생각의 세계를 부수고 떨쳐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철학자에 대해 폭넓게 탐구한 저자는 철학 외에 다방면의 책을 제시하고 그 책에 흥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2장. 생각의 요새


생각의 사유를 넓혀주는 챕터로 서구권 근대사상에 의한 이분법적인 인간,남성,정신 중심에 맞춰진 사고를 뒤돌아 보게합니다.

페미니스트 엘렌 식수가 말하는 여성성과 남성성은 생물학적으로 규정된 성에 한정되지 않는다. 식수는 여성적 글쓰기를 감행한 남성 작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하인리히 폰 크라이스트를 거명한다. "..사랑을 사랑할 수 있는 남성들 관습에 저항한 이 남성들은 자기 안에서 타자, 곧 여성성을 발견해 회복한 사람들이다. p173
 
생물학적 성을 특정한 남성성이나 특정한 여성성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상황이며, 이 상황이 바뀐다면 남성신체가 반드시 가부장적 남성성을 체현할 이유가 없게 되고, 여성 신체가 가부장제 지배 아래서 조형된 여성성을 체현할 이유가 없게 된다고 합니다.

1960년대에 페미니스트로 활동한 작가로서 지속되어온 이분법적인 사고를 비판하며, 여성과 남성의 특성은 상황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3장. 사상의 기원 


3장에서는 중세시대와 그리스 철학의 기원에 대해 철학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소개해줍니다

그리스 문명은 한마디로 로고스 문명이다. 철학은 이 세계 너머를 향해 질문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런 질문은 정치적 격동과 관련이 되어 본격화하는데 귀족정에서 민주정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엄청난 갈등과 혼란과 괴로움 속에서 사람들은 허무 의식에 사로잡혔는데, 그 허무의 시대에 철학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혼란한 시대에 어디에도 삶의 근거를 둘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역으로 사람들은 참되고 영원하고 필연적이고 보편적인 것을 필사적으로 추구하게 되는데 그렇게 삶의 궁극적인 근거를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아르케(근원원리)였다. 이 아르케의 추구가 자연(피시스)에 대한 탐구로 나타났다. 그리스에서는 세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존재의 흔들리지 않는 근거를 찾아내려는 과정에서 자연 지향의 철학이 태어난 것이다.

이때 사유의 결정적인 힘이 된 것이 바로 로고스, 곧 개념화하고 논증하고 논쟁하는 능력으로서의 이성이었다. 로고스라는 사유능력으로 피시스라는 사유 대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곧 철학이었던 것이다.  사유의 문턱을 넘은 그리스 철학은 5세기에 소피스트들의 활약으로 피시스에서 노모스로 비약한다. 노모스는 피시스의 대응 개념인 인위, 법/규범/관습을 뜻하는데 이것은 인문사회적 삶이 철학의 대상이 됐음을 알려준다. 

당장 답이 없는데도 끝까지 답을 찾는 노력에서 근거를 대는 것으로 철학이 태어났으며, 그것은  그대로 시대의 난제를 해결하려는 지적분투였던 것이다. p214

 
의지를 기준점으로한 에픽테토스 철학은 의지에서 출발해 이성을 통과하여 자유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는 윤리학으로 자유는 외적인 것들에 휘둘리지 않는 내면의 자유라고 정의합니다.
 
비코는 인간의 사회와 역사는 인간이 만든 것이므로 인간의 지성으로 그 본질을 꿰뚫을 수 있다고 보며, 역사를 탐구한 비코는 모든 민족은 흥기하고 정체하고 몰락하는 과정을 겪는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칸트는 계몽의 슬로건으로 "과감히 알려고 하라. 자기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지라"며, 내 양심을 판단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야말로 미성년 상태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라고합니다. 국가와 교회가 채운 이 정신의 족쇄를 시민들이 스스로 깨뜨릴 용기를 가져야한다고 주장합니다.

4장. 회통에서 새벽까지


아시아 역사와 사상에 대한 주요 챕터로 리더십을 위한 좋은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성인-군주에게는 무위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지배하려고 하지 않는 자야말로 가장 군주다운 군주며, 가장 낮은 곳에 처한 것이 모든 것을 관장하고 지배한다는 도의 역설이 정치의 영역에서도 똑같이 성립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불협화음에 대해 불교의 사상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불교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실재를 법이라고하고, 주관적으로 인식한 세계를 상이라 하는데, 문제는 이 상이 사람마다, 마음마다 다르다는데 있고, 마음은 사적인 관심과 욕망으로 세계를 왜곡한다고 합니다.

주관적으로 왜곡된 상을 있는 그대로의 세계라고 생각하지만, 각자가 가진 것은 상일뿐, 법이 아니라는 것, 우리모두가 자아의 주관적 환상 속에서 그 편견에 의지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화들짝 깨닫는 일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내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무의식 중에 내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하나의 상일 뿐이라는 이야기에 공감이 갑니다.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다양한 사고를 갖고 사유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 독서도 원하는 분야와 내가 바라보고 싶은 주제 위주로 편독을 하게되는데요. 

생각의 요새를 통해서 반대되는 주제도 다양하게 접하게 되고, 독서를 통해 받아들이는 내용도 비판적으로 볼 수있는 시각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벽돌책 완독하느라 굉장히 힘들었지만, 보람되고, 책 한권을 2-3페이지에 간추리는 작가의 글재주에 감탄합니다. 인문학에 전반적으로 알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