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고민하는 분들께 추천!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중, 제목에 거부감이 들면서 굉장히 끌리는 책을 읽어봤습니다.
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하지만, 공감되게 현실을 잘 반영하셔서 읽는 내내 소설 속에 빠져 읽었습니다.
우선 반말체로 쓰여 있어서, 주인공이 친구처럼 다가와서 그런지 술술 읽힙니다.
주인공인 '계나'는 한국에서 중상위권의 대학을 졸업했지만, 가진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어서, 한국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뇌하며 취업에 성공합니다.
한국에서 취업 후, 계나는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 톱니바퀴처럼 반복된 업무에 '내가 뭘 하고 있는 지' 혼란을 겪는 동시에 사내 상사의 성희롱에 분노하며 이민을 생각합니다.
가진 건 없지만 누리고 싶은 것은 많고, 스스로를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으로 보며, 한국에서는 못 살겠다며 신분 상승의 희망을 갖고 그렇게 호주 이민을 위해 한국을 떠납니다.
하지만, 호주에서 계나의 일상은 한국에서 보다 더한 고통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닭장 셰어하우스에서 살면서 영어가 부족하여 저임금으로 힘든 일을 하면서 이민 조건을 갖추기 위해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합니다.
또한, 친구의 잘못된 행동으로 운영하던 셰어하우스에서 쫓겨나며, 갖고 있는 돈을 거의 다 잃고 다시 바닥부터 시작합니다.
시드니에서 순탄치 않은 삶을 살면서 한국에서 몇 년만에 만난도 변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며, 계나의 생각에 나한테 하는 말인가 할 정도로 반성하게 됐습니다.
P121 근본적인 해결책은 힘이 들고, 실행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니까. 회사 상사에게 "이건 잘못 됐다"라고, 시어머니에게 "그건 싫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가 무서운 거야. 걔들한테는 지금의 생활이 주는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이 너무나 소중해.
우여곡절 끝에 영주권을 얻고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어서, 여유를 찾은 계나는 한국에서 잠시 옛남자친구와 함께 머물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 시간동안 한국에서 다시 살면 어떻게 살게 될지 생각해보며, 지원한 회사에 모두 떨어지고 전업주부로 살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며 한국에서 살지 않기를 마음 굳힙니다.
P147 그래도 일은 하고 싶었어. 학생 때는 똑똑하던 여자애들이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바보 되는 거 많이 봤거든.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부딪치고 그러지 않으면 되게 사람이 게을러지고 사고의 폭이 좁아져.
P161 몇 년 전에 처음으로 호주로 갈 때에는 그 이유가 한국이 싫어서였는데, 이제는 아니야...이제 내가 호주로 가는 건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야.
계나는 호주시민권을 따고 한국에서 귀국하면서 행복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남의 불행을 원동력으로 삼아 살아가는 한국이 아닌 ,매일 순간순간을 조금씩이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고, 사람대접을 받으면서, 그래서 호주에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책 속에 작품 해설을 읽으면서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시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계나가 까다로운 것은 까다롭다고 수긍하게 만든, 내면화된 사육 이데올로기라고, 주인이 주는 대로만 먹고 살다가, 돈으로 교환되어야 한다는 길들임의 체제가 작동하며, 창출된 이득은 주인에게만 온전히 돌아갑니다.
사육 이데올로기를 조장하는 편이 주인이고, 사육 이데올로기를 수용하는 편이 가축입니다. 배분되는 사료에 만족하라고, 울타리 바깥으로 나가면 위험하다고 소리 높여 주장하는 사람을 눈여겨봐야한다"고 합니다.
평론가는 마지막에 모두가 연대하여 우리를 부서버리자고 제안합니다.
계나의 친구들처럼 늘 일상의 불만을 토로할 줄만 알았지 문제를 해결을 위해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행동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 일상에 안주하며 참으며 살아갔던 거 같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서 내 삶을 한번 되짚어 보며, 누군가에 의해 조장되어 살아가는 삶이 아닌, 능동적으로 내 삶을 찾아가는 삶을 살아보려고 합니다.
앞날의 미래가 캄캄한 대학생이나, 취준생이나, 실제로 호주 이민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조금 더 젊을 때 이 책을 접했더라면, 나도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게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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